돈의 비용과 가치는 이 산업의 근간입니다.
이 오피니언은 은행가만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금융서비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발표에 관해서라면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찻잎을 읽는 사람들”입니다. 돈의 비용과 가치는 이 산업의 근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매년 6월 말 발표되는 BIS 연례 경제 보고서는 전 세계 차원에서 중앙은행가들의 작업을 요약하고 우리 업계의 사고를 재정립하는 역할을 합니다[1]. 이러한 재정립은 사건들이 상황을 바꾸기 전까지 며칠 또는 몇 주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폭넓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두 번째 계기가 8월 말 중앙은행가들의 연례 회합에서 찾아옵니다. 그때에도 오피니언을 쓸 예정입니다.
보고서 링크는 아래 각주에 있습니다.
회복력에서 견고성으로?
인공지능 생태계에 대한 투자 덕분에 세계 경제 성장은 대폭적인 관세 인상의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습니다. 지정학적 역풍과 커지는 재정적·금융적 취약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공공부채와 재정적자는 갈수록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재무부처들이 물가 안정의 필요성이나 보다 효과적인 건전성 감독의 시행을 분명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진전이 이루어진다면 가계와 기업에 더 나은, 더 견고한 성과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정책의 역량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입니다.
네 가지 압력 요인
첫째,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공급 충격은 역사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중동 분쟁이 시작된 직후 전 세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으며, 핵심 투입재인 플라스틱과 비료의 가격은 각각 30%와 50%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초기 가격 상승이 2021~23년과 마찬가지로 확산되고 지속될까요? 노동시장의 일부 여유는 임금 압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금리도 현재 2022년보다 높습니다. 이러한 실물 상품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는 여러 분기가 걸릴 수 있으며, 교전과 불확실성이 발생한다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둘째, AI를 둘러싼 낙관론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래의 생산성 향상을 약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공급 병목이 생산에 타격을 준다면 최근 수준의 설비투자는 지속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시장 주도권 경쟁은 추가적인 과잉투자를 부추겨, AI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경우 급격한 반전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버블 등에서 이미 이러한 패턴을 목격한 바 있습니다.
셋째, 금융 취약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신용 문제를 증폭시킬 수 있으며, 특히 이번에도 AI가 홍보 문구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그러합니다. 현재의 낮은 위험 프리미엄과 과도하게 높아진 이익 대비 밸류에이션은 잠재적 조정의 규모를 보여 줍니다. 핵심 공개시장은 레버리지가 매우 높으며, 사모 신용 및 사모 주식 상품은 크게 성장했고, 그 자본의 상당 부분 역시 AI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환경은 거시경제적 위험을 높여 왔으며, 이는 가치와 유동성 공급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넷째, 재정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공부채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임에도 정부는 원자재 충격과 국방비의 급격한 증가에 대응해야 합니다. 금융 환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환경보다도 덜 우호적입니다. 설상가상으로 GDP 성장률도 팬데믹 이후의 정점에서 둔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국가에서 GDP 대비 공공부채 이자 지급액의 비중이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재정적 과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국채 시장의 구조가 더 취약해졌다는 점입니다.
재정과 금융 안정 간의 오래된 연관성과 새로운 연관성
돈에 관한 한, 세계 어느 곳에서든 핵심적인 긴장은 예산 압력과 중앙은행 조치 간의, 즉 재정적 요소와 통화적 요소 간의 상호작용으로 요약됩니다.
적어도 2008년 이후로, 세계 평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재정정책은 경기 침체기에는 공격적으로 확대되었지만 성장이 재개된 시기에는 공공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대체로 크게 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재정 압력은 인구 고령화, 국방비 지출,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는, 적어도 음악이 멈추기 전까지는, 자본 공급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의 문제입니다. 또 다른 취약성이자 변수는 여러 핵심 시장에서 국채 중개에 대안펀드가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며, 이들은 유리한 단기 자금 조달에 기반한 고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지형은 재정 안정과 통화 안정 간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낳았습니다. 이제 스트레스는 자금시장을 통해, 국경을 넘어, 그리고 은행과 비은행 간에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국채 시장의 유동성은 오랜 기간 충분해 보이다가도 갑자기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공공부채가 과거 지표로 이해되는 한계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재정 여력이 축소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중앙은행은 재정 위험의 보다 빈번한 재평가, 보다 복잡한 통화정책 파급 경로, 그리고 더 잦은 시장 기능 장애에 직면하게 됩니다. 재정 위험의 재평가가 더 빈번해지고 유동성이 취약해지면 국채 수익률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재정 위험에 대한 시장 심리의 변화는 환율 하락을 촉발하거나 인플레이션 기대를 변화시킬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공공부채는 통화정책의 파급도 저해합니다. 공공부채가 높을 때 금리 인상은 정부의 이자 지급을 늘려 채권 보유자에게 소득을 이전하는 한편, 금융중개기관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들의 Basel III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 밖의 예측할 수 없는 사건과 시장의 복잡성으로 인해 거시경제적 영향을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장 기능 장애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중앙은행가들에게 늘 고민거리입니다. 그러나 대규모 자산 매입이나 대출 운영을 통한 반복적인 개입은, 심지어 그러한 개입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만으로도, 금융시장과 국채 발행 주체 모두에게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결국 금융중개기관의 위험 감수를 부추기고 재정 규율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두 가지 모두 인플레이션 안정이라는 과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는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의 핵심이며, 기관 명칭에도 들어 있습니다. 중앙은행 업무의 본질은 신뢰입니다. 화폐는 의심 없이 지급 수단으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수십 년 동안 중앙은행은 궁극적인 안전 결제 자산인 관리형 법정화폐와 민간 부문의 중개를 결합해 왔습니다. 중앙은행 화폐는 액면가로 상환 가능하고, 유동성은 탄력적으로 공급되며, 무결성은 하루 종일, 매일 유지됩니다. 공공과 민간의 이원적 체계는 잘 작동하고 있으며 신뢰를 제공해 왔습니다.
이러한 본질적 특성은 화폐가 되고자 하는 새로운 기술과 수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여전히 유효합니다. 중앙은행 화폐의 현재 구조는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레거시 시스템 간의 분절, 증가하는 비용, 높아지는 운영 리스크, 제한된 경쟁 등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적인 제안 가운데에는 분산원장기술과 토큰화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기반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됩니다.
수년 전부터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중앙은행 및 재무 당국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으며, 2026년 BIS 보고서는 이를 상세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퍼블릭 비허가형 블록체인상의 화폐유사[2] 수단으로 등장했지만, 중앙은행가들이 화폐로 간주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 가치는 변동하며, 현재의 인프라는 분절되어 있고 확장성이 제한적입니다. KYC 확인 절차가 없는 “비수탁형” 지갑은 무결성 측면에서 위험 신호를 제기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채택된다면 거시금융적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용 공급, 금융 안정, 통화정책 파급, 재정 여력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계의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어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신용 공급을 위축시키고 공적 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에 대한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일부 발행 관할권에서는 정부의 이자 비용이 줄고 재정 여력이 생길 수 있지만, 다른 관할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의 성격과 규모는 매우 불확실하며, 스테이블코인의 채택 규모, 설계, 규제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거시금융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에서는 해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자국의 통화 관리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1] https://www.bis.org/publ/arpdf/ar2026e.pdf
[2] 화폐 유사 수단은 화폐가 아닙니다. 근사치일 뿐입니다.
여기에 게재된 글은 각 저자의 견해이며 반드시 World Alliance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